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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플레이 시장, PDP보다 LCD가 대세인가?

어­리 2010. 1. 31. 14:21

현재 세계 전자제품 시장의 주도권을 쥐고 있는 강력한 회사로 손꼽을 수 있는 삼성과 LG. 이들이 세계 디스플레이 시장의 판을 이끌어 간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그리고 이 회사들은 PDP보다 LCD에 집중한다.

일단 현재 설계에 따르면 기술적으로 볼 때 PDP는 LCD보다 얇아지기 힘들다. 회사들이 휴대폰보다도 얇은 디스플레이를 만들어 내고 있다. 물론 소비자가 어차피 벽에 걸고 보는 TV인데 얼마나 얇은 것을 원하는가? 만약 패널을 얇게 만들수록 잘 팔린다면 그것은 소비자가 원하는 트렌드가 아니라 회사가 만들어 내는 일시적 유랭에 불과하다. 어쨌든 쓸모 없어 보일 정도로 두께 경쟁을 하고 있기 때문에 기술적인 두께 개선은 중요한 사안이다. 특히 BLU가 CCFL에서 LED로 교체되는 상황에서 삼성은 엣지 방식, LG는 전면 방식을 채택해서 삼성이 3mm까지 두께를 줄이는 등 경쟁은 막바지에 이르렀다. 이럴 경우 LCD는 필수적이다.

또한 PDP는 LCD에 비해 BLU, 즉 배경 광원 장치의 의존도가 크다. PDP의 경우 LCD에 비해 특화된 광원이 필요하기 때문에 전력 소모가 크며 수명도 짧다. 1년 전만 해도 임피던스를 줄이는 등 PDP와 LCD를 동등한 위치에서 경쟁시키려는 시도가 있었다. 그러나 지금 LCD에서 경쟁에 불이 붙은 이상 LCD만 계속 발전하고 있다.

게다가 지금 새로운 트렌드가 나타나려 한다. 3차원 디스플레이. 편광 안경을 쓰고 봐야 하는 편광 3차원 화면은 물론, 맨눈으로 3차원 화면을 느낄 수 있는 디스플레이도 상용화되려는 시점에 있다. 3차원 화면을 만들 때엔 LCD나 PDP나 원리상 차이가 없지만, PDP를 3차원으로 만들 경우 화면이 밝을 때엔 푸르고 어두울 때엔 노랗게, 전반적으로 검게 변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LCD의 경우 기본 원리가 편광이기 때문에, 편광의 방향만 빠르게 바꿔 주면 밝기에는 변화가 없다. LCD 패널로 3차원을 구현하기가 좀 더 쉬울 수 있는 것이다. 삼성에서 3D PDP도 연구하고 있다고는 하나, 제품은 LCD로 선보일 것이다.

앞에서 나는 PDP를 열심히 비판한 셈이 되었다. 사실상 지금은 LCD가 점점 우위에 있는 것이다. 그러나 위에서 간과하고 있는 것이 있다. 첫째로 LCD의 색은 무조건 RGB이다. 색 합성을 아무리 잘 하며 BLU와 오묘하게 조합해도 그것은 인공적인 처리일 뿐 근본적인 해결이 아니다. 누가 LCD에 필요 없이 색깔 패널을 더하겠는가? 그러나 PDP는 원리상 무한히 정밀한 색을 낼 수 있다. 동등한 연구가 계속된다면 색 표현 자체에 있어서는 PDP가 우월하다.

둘째로 지금 두께와 크기 경쟁이 한창인데, 사실 같은 값이라면 PDP를 LCD보다 얇고 넓게 만들 수 있다. 문제는 그만큼 BLU도 얇아져야 한다는 것인데, PDP는 BLU 의존도가 높아서 얇은 광원을 사용하면 임피던스가 낮아지고 무리가 간다. 즉 PDP를 3mm 두께로 만든다면 아마 백라이트를 6개월~1년마다 교체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기술적인 문제이지 근본적으로 개선 불가능하지 않다.

이런 PDP의 장점에도 불구하고 여태 LCD는 PDP보다 빠른 개선 속도를 유지했다. 이것은 회사들이 PDP의 장점에 무관심하기 때문이 아니다. PDP의 장점이 충분하다면 홍보 마케팅 요소가 될 수 있는데 왜 써먹지 않겠는가. 사실 LCD 연구가 쉬웠기 때문이다. 같은 연구를 투입하면 LCD가 발전하기 쉬운 것이고, LCD 연구를 더 많이 시키는 것이다. 그래야 내놓을 만한 발전 결과가 더 많이 나오기 때문에.

무슨 말인가 하면, LCD는 겉보기에 나아지기 쉬운 구조를 갖고 있다. 그래서 계속 개발이 진전되는 것이다. 그만큼 LCD의 설계가 지금보다 나아지기는 쉽지 않다. 빠르게 발전할수록 새로운 구조를 생각하기는 힘들다. 현재 LCD의 구조는 배경 광원(BLU) + 색상 패널(RGB TR) + 겉유리로 되어 있다. 여기서 무엇을 더 줄이겠는가. 다만 광원을 교체하고, 색상 패널을 교체하고, 겉유리를 교체할 뿐이다. 이는 ‘개량’일 뿐이다.

하지만 PDP의 문제는 대체 가능하다. PDP는 구조가 복잡하다. LCD가 개량되는 동안 PDP가 발전하는 속도는 LCD를 따라가지 못했다. 하지만 LCD와 PDP가 어느 정도 같은 속도로 개량되던 동안 PDP나 LCD 모두 구조를 유지했다. PDP가 기술적으로 개량되기 어려운데도 불구하고 말이다. 이렇게 기술적으로 개선되기 힘든 것이라면 이에 근본적인 연구 방법이 따라야 한다. 연구자들은 이제 PDP를 어떻게 개량할지가 아니라, PDP의 플라즈마 재료를 어떻게 바꾸고, 어떤 부품과 어떤 부품을 어떻게 합칠 수 있으며, 광원 의존도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서 정리해 보자. PDP의 장점은 더욱 얇고 크며, 패널이 같은 크기에서 가볍고, 기본적으로 LCD에 비해 색상 자유도가 10조 배 이상이고, 검고 어두운 색 표현을 훨씬 잘 하고, 시야각이 178° 이상이며, 움직이는 물체가 흐려지지 않는다는 것 등이다. PDP의 장점은 곧 LCD의 단점이다. 이것들은 기술적인 문제들이고, LCD는 이 문제를 기술적으로 해결했다. LCD 색상 패널의 재료와 구조를 바꾸었고, 배경 광원을 CCFL에서 LED로 바꾼 후 부분 점등을 적용해 검은색을 표현했다.

PDP의 단점은 32인치보다 작아질 수 없으며, 넓은 범위에서 잔상이 생기고 깜박이며, 오래 쓸 수록 빛이 약해지고, 두꺼운 덮개 유리가 필요해서 무거우며, 밝은 곳에서 반대로 비치며, 전력 소모가 크고, 기압 적응이 안 되고, AM 라디오 전파를 방해한다는 것 등이다. 이것들은 근본적인 문제이며, PDP의 구조가 바뀌지 않는 이상 개선되기 힘든 문제이다. 기술적으로 개선하려는 시도들이 있었지만, LCD의 발전 속도가 더 빠른 것을 어쩌겠는가?

하지만 역으로 생각하면, PDP는 LCD에 비해 원리상 근본적인 결함이 많았지만 여태 거의 동등하게 달려왔다.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된다면 기술적으로 해결하기도 쉬워질 것이고, LCD를 훨씬 앞설 수 있는 것이다. PDP에는 문제가 있지만, 오히려 그 문제가 있기 때문에 현재 PDP와 동일한 LCD에 비해 ‘잠재적인 발전 여지’가 더 강력한 것이다.

그렇게 되면 PDP에는 언젠가 ‘혁신’이 일어날 것이다. PDP의 기본 구조가 LCD만큼이나 간단해지는 그 날, PDP의 수많은 장점은 빛을 발할 것이고, LCD가 PDP로 교체될 것이다. 내 생각에 이 일은 앞으로 5년 안에 일어날 것이다.